미국인 유명 시니어 여행 작가와 한국인 청년 유튜버의 콜라보 영국여행을 그린 소설.
"BB와 건우, 영국의 시간을 걷다"
최신 타임머신앱을 들고 시대를 넘나들며
영국의 역사 속 위인들과 평범한 사람들을 만나는,
웃음 빵빵 터지는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
초보 유튜버 - 편의점 알바 브이로그
새벽 3시 27분.
편의점의 형광등 불빛 아래서 27세 유튜버 건우는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멀리 흐릿한 달빛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매일 똑같은 새벽, 똑같은 창밖, 똑같은 풍경.
마치 시간이 이 공간에 멈춘 듯했다.
진열대가 삐걱대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냉장고 모터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
어느새 귀뚜라미 소리까지 들렸다.
새벽이 깊어질수록 이 작은 편의점은
현실에서 단절된 작은 섬처럼 느껴졌다.
건우는 스마트폰을 들었다.
인스타그램 속 친구들의 화려한 삶이 화면을 가득 메웠다.
창업에 성공한 대학 동기, 승진한 고등학교 친구, 결혼 소식을 알린 직장 동료까지.
무엇보다, 1년 전 함께 입사했던 김 과장의 '파리 출장' 포스팅이 그의 마음을 복잡하게 했다.
그는 무심히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구독자 수는 23명뿐.
최근에 올린 「셰익스피어는 아직도 위대하다, 영감의 원천? – 한국인에게 셰익스피어란」 영상의 조회수는 단 12회였다.
그마저도 절반은 건우 본인이 반복해서 본 것이었다.
영상 하나를 위해 며칠을 꼬박 투자했지만, 조회수 12회의 현실은 너무나 냉정했다.
"내가 뭘 잘못하고 있는 걸까?" 건우는 한숨을 쉬었다.
"내 전달력이 부족한 건가? 소재가 문제인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유튜브 분석 창을 바라보았다.
유튜버 현실 수익
낮엔 배달 아르바이트, 밤엔 편의점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도
그는 틈틈이 콘텐츠를 만들었다.
월세와 생활비를 겨우겨우 맞추는 상황에서
유튜브 수익은 이제껏 총 3,200원뿐.
어머니는 전화할 때마다 묻곤 했다.
"아들, 밥은 먹고 다니지?"
행복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기엔 삶이 너무 고단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불행한 것만도 아니었다.
이상하게도, 새로운 영상을 올릴 때의 설렘은
이전 직장에서는 결코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었다.
CCTV 화면 속 자신이 보였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온 27세 청년이 편의점 카운터에 앉아 있었다.
영문과를 졸업하고 회사에 입사한 지 1년 만에 퇴사,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새로운 길을 선택한 이 청년.
현실은 녹록지 않았지만,
그는 매일 밤 상상 속에서 위대한 영국의 인물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포스트잇 위에는 앞으로 만들 영상 아이디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 헨델의 수상음악, 지금 템즈강에서 연주한다면?
- 뉴턴과 사과, 진짜였을까?
- 셰익스피어 러브스토리 집필 비화
- 앨런 튜링에게 보여주고 싶은 애플 로고 이야기
이 아이디어들이 과연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
스스로 질문하면서도 건우는 포기할 수 없었다.
이미 많은 것을 걸어버렸으니, 되돌아가기엔 늦었다.
편의점 자동문 소리가 났다.
술에 취한 회사원이 들어와 컵라면을 데우고 있었다.
건우는 다시 스마트폰을 열어 BB의 블로그를 확인했다.
여행 작가와 유튜버 콜라보를 구상
새로운 글의 제목은 [포틀랜드의 아침 산책: 자연과 나의 힘겨운 흥정].
조회수는 무려 2,184회였다.
"오늘도 여전히 메인 주의 자연은 나를 비웃는 중이다.
아침 산책을 나섰다가 깨달은 사실인데, 이곳의 바닷가 갈매기들은 런던의 관광객보다 더 뻔뻔하다.
내 베이글을 노리는 그들의 눈빛이란!
마치 지난 40년간 자신들의 조상에 대해 쓴 내 모든 글에 대한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했다.케이프 엘리자베스 등대까지 가는 길에서는 한 떼의 사슴과 마주쳤다.
그들은 우아하게 길을 막고 서서는, 마치 통행세라도 내라는 듯 나를 쳐다보았다.
'이봐요, 나도 이제 이 동네 주민이라고요!' 했더니,
가장 앞에 선 녀석이 콧방귀를 뀌는 것 같았다.
자연의 깊은 맛을 아는 녀석들 같으니. "
BB의 글은 오래된 위스키처럼 깊은 맛을 내는 듯했다.
날카로운 통찰력과 따뜻한 유머로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건우는 같은 내용을 수차례 반복해서 읽었지만 여전히 신선한 재미가 있었다.
"이런 글을 써야 하는데..." 건우는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새벽의 작은 편의점, 달빛 아래 그의 꿈은 아직도 멀게만 느껴졌다.
하지만 어둠이 가장 깊을 때 새벽이 가까워진다는 말을 기억하며, 그는 다시 한번 용기를 냈다.
“할 수 있어. 해내고 말 거야.”
그러던 어느 날, 대전에서 교사로 일하는 누나가 방학을 맞아 건우의 자취방을 찾아왔다.
건우의 책상 위에는 수많은 자기 계발서가 쌓여있었다.
'무조건 되는 사람들의 비밀',
'일 잘하는 직장인의 퇴사 수업',
'월급쟁이 부자들의 생존 공식',
'하마터면 회사만 다닐 뻔했다',
'유튜브로 매출 10억 만든 언니의 이야기',
'돈이 되는 취미 찾기',
'직장인 부캐 성공기'...
누나는 건우의 책상 위에 놓인 메모장을 발견했다.
영국의 위인들과 가보고 싶은 장소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책상 서랍 속에선 중학교 때 쓴 일기장도 나왔다.
커서 꼭 영국 가서 셰익스피어 극장에 가서 공연을 보고 싶다.
15년이 지났는데도, 동생의 꿈은 그대로였다.
누나는 동생의 유튜브 채널을 보았다.
조회수는 적었지만, 건우만의 특유의 건조하고 재치 있는 감성이 묻어나는 영상들이었다.
마침 건우가 일을 마치고 방으로 들어왔다. 지친 얼굴이었다.
영국 여행 브이로그를 꿈꾸다
"너 요즘 유튜브에서 계속 영국 역사 영상 찾아보더라.
"중학교 때 'BBC 셜록' 보고 완전 푹 빠져서 살더니, 아직도 영국 타령이구나.
베네딕트 걸어다니는 것까지 따라 하고 그랬잖아.
그때 내가 '너 그 배우랑 완전 닮았다'라고 놀렸더니 한 달 동안이나 삐졌었지."
누나가 웃으며 말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내 동생이 제일 반짝반짝 빛나던 때 같아."
난 니가 스물여섯에 회사 그만두고 이것저것 해보는 게, 절대 실패라고 생각 안 해.
근데 이대로 계속 배달만 하다간 진짜 실패할지도 몰라."
누나는 봉투 하나를 건넸다.
"내가 결혼할 때 네가 준 축의금이야. 이자까지 붙여서 넣었어."
"누나, 이거..."
건우는 말없이 봉투를 바라보았다.
너 더 늦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거 해.
너 영국 가보고 싶잖아.
"엄마 아빠한텐 내가 설득할게.
네가 하고 싶은 거, 한번 제대로 해봐.
우리 때랑 달라.
요즘은 진짜 별의별 일로 다 성공하는 시대야.
넌 그냥... 용기가 필요한 것 같아."
질문 1: 대기업을 때려치고 유투버가 되기로 한 결심은 잘 한 걸까?
질문 2: 건우의 유투브 콘텐츠 소재는 자신을 위한 콘텐츠일까 사람들을 위한 콘텐츠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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